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섬돌 대표 임현진 변호사입니다.

민법 제406조 제2항은 사해행위취소의 소를
취소원인을 안 날부터 1년, 법률행위가 있은 날부터 5년 내에 제기하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소송을 진행하던 중 기존에 다투던 행위 외에 다른 사해행위까지 발견했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기존 소송에 청구취지를 추가하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 경우 나중에 추가한 청구의 제척기간은 어떻게 판단될까요?
이번에 소개하여 드릴 최근 대법원 판례는
사해행위취소소송에서 청구취지를 추가한 경우, 추가된 청구의 제척기간을 어떻게 판단할지와 관련하여
기존의 법리를 재확인하고 정리한 판례입니다.
1. 제척기간과 소멸시효의 차이
제척기간은
원칙적으로 기간의 중단·정지가 인정되지 않고,
법원이 당사자의 주장 없이도 고려하며,
권리가 발생한 때부터 진행하는 반면,
소멸시효는
당사자의 주장이 있어야 법원이 고려하고,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부터 진행하는 것으로 구별됩니다.
2. 제척기간의 주요 특징 : 기간 만료 자체가 중요함
소멸시효는 권리 불행사라는 사정이 기간과 결합되어야 하지만,
제척기간은 원칙적으로 기간이 지나면 권리가 소멸합니다.
대법원 또한 제척기간에 관하여 기간이 지나면 권리가 당연히 소멸한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민법 제667조 내지 제671조에 규정된 하자담보책임기간은 재판상 또는 재판외의 권리행사기간인 제척기간이므로 그 기간의 도과로 하자담보추급권은 당연히 소멸한다(대법원 2004. 1. 27. 선고 2001다24891판결,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8다86232판결 등 참조).
대법원 2012. 4. 26. 선고 2009다65515 판결
따라서 제척기간에서는 채무자가 기간 도과를 주장하지 않더라도 법원이 그 기간의 준수 여부를 판단하여야 합니다.
다만 법원이 사실관계를 전혀 알 수 없는 상태에서 무제한적으로 증거를 수집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고,
당사자가 제출한 자료와 소송자료를 바탕으로 기간 도과 여부를 판단하게 됩니다.
3. 사해행위취소권의 제척기간
가. 법적 근거
민법 제406조 제2항은
①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부터 1년, ② 법률행위가 있은 날부터 5년이라는 두 기간을 정하고 있습니다.
위 두 기간은 별도로 진행되고 모두 제척기간이며,
따라서 어느 하나라도 먼저 지나면 채권자취소권이 소멸하여 사해행위취소의 소를 제기할 수 없게 됩니다.
나. 1년 기간의 기산점
“취소원인을 안 날”이란 단순히 채무자가 재산을 처분했다는 사실을 안 날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판례는 채권자가
① 채무자가 특정 법률행위를 했다는 사실,
② 그 법률행위로 공동담보가 부족해졌거나 부족이 심화되었다는 사실,
③ 채무자에게 채권자를 해하려는 사해의사가 있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때를 기준으로 봅니다.
즉 대법원은 단순히 채무자의 재산처분 사실을 안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법률행위가 채권자를 해하는 행위라는 점과 채무자의 사해의사까지 알았어야 취소원인을 안 것으로 봅니다.
민법 제406조 제2항에 의하면 사해행위취소의 소는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로부터 1년, 법률행위 있은 날로부터 5년 내에 제기하도록 되어 있는바, 여기에서 채권자가 '취소원인을 안 날'이라 함은 단순히 채무자가 재산의 처분행위를 하였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그 법률행위가 채권자를 해하는 행위라는 것, 즉 그에 의하여 채권의 공동담보에 부족이 생기거나 이미 부족상태에 있는 공동담보가 한층 더 부족하게 되어 채권을 완전하게 만족시킬 수 없게 되었으며 나아가 채무자에게 사해의 의사가 있었다는 사실까지 알 것을 요함은 원심이 설시한 바와 같다.
대법원 2008. 6. 12. 선고 2006다17270 판결
다. 5년 기간의 기산점
5년 기간은 원칙적으로 취소 대상이 되는 채무자와 수익자 사이의 법률행위가 있은 날부터 진행합니다.
전득자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더라도, 전득행위가 아니라 원래의 채무자·수익자 사이 법률행위가 기준이 됩니다.
사해행위가 실제로 이루어진 날이 불명확한 경우에는
계약서나 등기부상 등기원인일 등을 주요 자료로 삼아 판단하기도 합니다.
라. 기간 도과의 소송상 효과
사해행위취소의 소가 1년 또는 5년의 기간이 지난 후 제기되면,
이는 단순히 청구가 이유 없는 것이 아니라 소송요건을 갖추지 못한 부적법한 소가 됩니다.
따라서 법원은 원칙적으로 청구를 기각하는 것이 아니라 소를 각하합니다.
4. 해당 판례의 쟁점 및 판단 : 청구취지 추가 시 제소기간 판단 및 사해행위의 제척기간 준수 여부
가. 사실관계
이번 대법원 2026다205109 판결의 사실관계를 간략화하면 아래와 같습니다.
● 갑
: 아래 매매계약, 근저당권 설정계약 채무초과 상태의 채무자
● 피고
: 갑과 사이에 2021. 12.경 갑 소유 부동산 A에 관하여 매매계약, 2021. 12.경 소유권이전등기 경료
(이하 위 매매는 '이 사건 매매'라 함),
갑과 사이에 2021. 12.경 갑 소유 부동산 B에 관하여 근저당권 설정계약, 2021. 12.경 근저당권설정등기 경료
(이하 위 근저당권은 '이 사건 근저당권'이라 함)
● 원고
: 갑의 채권자
2023. 7.경 사해행위 취소 소송 제기하면서 부동산 A, B에 관한 등기사항전부증명서 제출,
당시 등기사항전부증명서에는 이 사건 근저당권에 관한 사항 기재되어 있었음.
2025. 9.경 청구취지 변경하면서 이 사건 근저당권에 관한 사해행위 취소 청구 추가
나. 원심(2심) 판단
원심은 원고의 추가된 청구 부분의 제척기간 준수 여부에 관하여 심리하지 아니한 채
그 청구 부분이 적법하다는 전제 하에 본안 판단을 하였습니다.
다. 대법원 판단 : 원심 판단 틀리다, 파기환송!
대법원은
원고가 소를 제기한 2023. 7.경에는 부동산 B에 관한 등기사항전부증명서를 제출하였고,
위 등기사항전부증명서에는 이 사건 근저당권에 관한 사항이 기재되어 있었으므로,
따라서 2023. 7.경의 원고는
갑이 채무자의 지위에서 채권자인 원고를 해함을 알면서 근저당권 설정계약으로 사해행위를 한 사실을 알았다고 볼 여지가 있으며,
그와 같은 경우라면 2023. 7.경으로부터 1년이 지난 2025. 9.에 비로소 청구취지 추가로써 물은
이 사건 근저당권에 관한 사해행위 취소 청구는 제척기간이 도과하였다고 볼 여지가 상당하다고 판시하였습니다.
다. 청구취지를 추가하는 경우, 청구취지가 추가된 때에 새로운 소를 제기한 것으로 보므로, 추가된 청구취지에 대한 제소기간 준수 등은 원칙적으로 청구취지의 추가․변경 신청이 있는 때를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8. 11. 15. 선고 2016두48737 판결 등 참조).
(...)
1) 제1심공동피고 1이 다액의 채무를 부담하고 있는 상태에서 위 각 매매계약에 따라 그의 유일한 재산인 원심판결 별지 목록 제1 내지 6항 기재 각 부동산의 소유권을 자신의 고모 제1심공동피고 2나 채권자인 피고에게 이전하는 기회에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계약에 따라 원심판결 별지 목록 제1 내지 제3항 기재 각 부동산에 관하여 피고에게 근저당권을 추가로 설정해 준 행위는 사해행위에 해당하고, 제1심공동피고 1의 사해의 의사도 추정된다고 할 것이다.
2) 원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늦어도 이 사건 소를 제기한 2023. 7. 21. 무렵에는 원심판결 별지 목록 제1 내지 3항 기재 각 부동산의 등기사항전부증명서를 열람하는 등으로 갑이 채무자의 지위에서 채권자인 원고를 해함을 알면서 사해행위를 한 사실을 알았다고 볼 여지가 있다.
3) 그와 같은 경우라면 이 사건 소 제기일인 위 2023. 7. 21. 무렵으로부터 1년이 지나 2025. 9. 9. 청구취지에 추가된 이 사건 근저당권설정계약에 대한 사해행위취소 및 원상회복청구 부분은 민법 제406조 제2항의 제척기간을 준수하였다고 쉽게 단정할 수 없다.
4) 그런데도 원심은 원고의 위 추가된 청구 부분의 제척기간 준수 여부에 관하여 심리하지 아니한 채 그 청구 부분이 적법하다는 전제 하에 본안 판단으로 나아갔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사해행위취소의 소의 제척기간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필요한 심리를 다하지 아니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대법원 2026. 10. 1. 선고 2026다205109 판결
사해행위취소소송에서는 제척기간을 지켰는지가 소송의 본안 판단에 앞서 문제 될 수 있습니다.
이번 대법원 판례는 기존 소송에 청구취지를 추가하더라도
추가된 청구에 대한 제척기간을 별도로 검토해야 한다는 점을 보여 줍니다.
따라서 채무자의 재산 처분행위가 여러 건 확인된다면,
현재 소송에서 다투고 있는 행위뿐 아니라 추가로 취소를 구할 행위가 있는지도 살펴보고,
각 행위의 취소원인을 알게 된 시점과 청구 추가 시점을 면밀히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아래 링크 글은 임현진 변호사가 직접 수행한 사해행위 취소 소송 성공사례들입니다.
▶ [승소사례] 사해행위취소, 피고 대리하여 원고 "전부 기각" 성공
▶[승소사례] 신탁으로 숨긴 재산, 사해신탁 취소로 원상복귀(사해행위)
아래 링크 글은 임현진 변호사가 직접 작성한 사해행위 취소 소송 법리 관련 글입니다.
▶ [법률정보] 사해행위 취소 : 사해행위 정의 및 요건, 피고 방어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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