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섬돌 대표 임현진 변호사입니다.

빌려준 돈이나 공사대금을 청구하다 보면,
원래 계약자가 아닌 제3자가 나타나 "그 빚은 이제 내가 책임질 테니, 원래 사람 괴롭히지 마라"라고 하거나,
반대로 채무자가 "채무를 넘겼으니 이제 저 사람에게 받아라"라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처럼 채무가 제3자에게 이전되는 것을 법률용어로 '채무인수'라고 합니다.
오늘은 채무인수에 관하여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1. 채무인수의 의미
채무인수란 채무의 동일성을 유지하면서 그 채무를 이전받기로 하는 계약을 말합니다.
제3자가 기존 채무자의 채무를 “떠안아” 채무자가 되거나(면책적),
또는 제3자가 기존 채무자와 함께 채무를 부담하는 제도(중첩적)입니다.
2. 채무인수의 요건
민법 제453조 이하에서 정하고 있으며, 채무인수 계약이 유효하려면 아래와 같은 요건을 갖춰야 합니다.
① 채권자-채무자-인수자 간 3자 합의가 있을 경우
3자 간 합의가 있다면, 특별한 문제 없이 채무인수계약이 성립합니다.
② 채권자-인수자 사이에 계약이 있는 경우
이에 관하여는 민법 제453조 각항에서 정하고 있습니다.
453조(채권자와의 계약에 의한 채무인수)
① 제삼자는 채권자와의 계약으로 채무를 인수하여 채무자의 채무를 면하게 할 수 있다. 그러나 채무의 성질이 인수를 허용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② 이해관계없는 제삼자는 채무자의 의사에 반하여 채무를 인수하지 못한다.
이처럼 채권자와 인수자 사이에 채무인수계약을 체결한 경우,
채무의 성질이 인수를 허용하지 않는 것이 아닌 한 채무인수계약은 원칙적으로 유효하게 성립합니다.
그러나 만일 이해관계 없는 제3자가 + 채무자의 의사에 반하여 인수하였다면, 허용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법원은, '이해관계 있는 자인지'에 관하여 아래와 같이 그 기준을 설시하고 있습니다
(비록 민법 제469조 제2항 제삼자의 변제 조항에 따른 판례이나, 본 사례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민법 제469조 제2항에서 말하는 '이해관계' 있는 자는 변제를 하지 않으면 채권자로부터 집행을 받게 되거나 또는 채무자에 대하여 자기의 권리를 잃게 되는 지위에 있기 때문에 변제함으로써 당연히 대위의 보호를 받아야 할 법률상 이익을 가지는 자를 말하고, 단지 사실상의 이해관계를 가진 자는 제외된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9마109결정).
더하여 채무자의 의사는 원칙적으로 채무인수 계약 당시의 의사로 확인하여야 하겠으나,
채무자가 사후에 채무인수 사실을 안 뒤 반대 의사를 명확히 표시한다면,
아직 꼭 맞는 판례는 없어 보이나 그 경우 해당 채무인수는 채무자에 대하여 효력이 없게 될 수 있습니다.
③ 채무자-인수자 사이에 계약이 있는 경우
이에 관하여는 민법 제454조 각항에서 정하고 있습니다.
제454조(채무자와의 계약에 의한 채무인수)
①제삼자가 채무자와의 계약으로 채무를 인수한 경우에는 채권자의 승낙에 의하여 그 효력이 생긴다.
②채권자의 승낙 또는 거절의 상대방은 채무자나 제삼자이다.
이처럼 채무자와 인수자 사이에 계약이 있는 경우,
반드시 채권자의 승낙이 있어야만 그 효력이 발생합니다.
3. 원래 채무자는 빚에서 해방되나요? (면책적 vs 중첩적)
채무인수와 관련하여,
채권자가 가장 관심 갖는 부분은 원래 채무자의 책임이 사라지는가일텐데요.
이는 해당 채무인수가 면책적 채무인수인지, 중첩적(병존적) 채무인수인지에 따라 달라집니다.
그리고 대법원은,
면책적 채무인수인지, 중첩적 채무인수인지 분명하지 않을 때에는, 중첩적 채무인수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채무인수가 면책적인가 중첩적인가 하는 것은 채무인수계약에 나타난 당사자 의사의 해석에 관한 문제이고, 채무인수에 있어서 면책적 채무인수인지 중첩적 채무인수인지가 분명하지 않을 때에는 이를 중첩적으로 인수한 것으로 볼 것이다(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2다36228 판결 등 참조).
① 면책적 채무인수 (기존 채무자 탈퇴)
기존 채무자는 채무 관계에서 완전히 빠지고, 새로운 인수자만이 채무에 책임이 있습니다.
② 중첩적(병존적) 채무인수 (채무자 추가)
기존 채무자도, 새로운 인수자도 '함께' 채무에 책임이 있습니다.
채무인수는 채권의 회수 가능성을 높이는 기회가 될 수도 있지만,
자칫하면 재산 없는 인수자에게 빚만 떠넘겨지는 덫이 될 수도 있습니다.
상대방이 채무 이전을 제안하거나 주장한다면,
반드시 법률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 자신의 권리를 확정 지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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