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섬돌 대표 임현진 변호사입니다.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이라고 하면 어떤 것들이 떠오르시나요?
산업스파이, 핵심기술 유출, 영업비밀/아이디어 탈취 등이 떠오르셨다면,
부정경쟁방지법에서 규제하고자 하는 것을 정확히 꿰뚫어 보신 것 같습니다.
부정경쟁방지법 제1조에서는
"이 법은 국내에 널리 알려진 타인의 상표·상호 등을 부정하게 사용하는 등의 부정경쟁행위와 타인의 영업비밀을 침해하는 행위를 방지하여 건전한 거래질서를 유지함을 목적으로 한다."라고 정하여,
법의 도입 목적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습니다.
다만 해당 법을 적용하여 배상책임을 묻거나 처벌하기 위하여는,
해당 법에서 금지하고자 하는 부정경쟁행위가 어떤 것인지를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할 텐데요.
오늘은 부정경쟁방지법이 금지하는 '아이디어' 침탈행위는 무엇인지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1. 부정경쟁방지법의 정함
부정경쟁방지법에서는 아래와 같이 정하고 있습니다.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1. “부정경쟁행위”란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말한다.
차. 사업제안, 입찰, 공모 등 거래교섭 또는 거래과정에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타인의 기술적 또는 영업상의 아이디어가 포함된 정보를 그 제공목적에 위반하여 자신 또는 제3자의 영업상 이익을 위하여 부정하게 사용하거나 타인에게 제공하여 사용하게 하는 행위. 다만, 아이디어를 제공받은 자가 제공받을 당시 이미 그 아이디어를 알고 있었거나 그 아이디어가 동종 업계에서 널리 알려진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제5조(부정경쟁행위 등에 대한 손해배상책임) 고의 또는 과실에 의한 부정경쟁행위나제3조의2제1항또는제2항을 위반한 행위(제2조제1호다목의 경우에는 고의에 의한 부정경쟁행위만을 말한다)로 타인의 영업상 이익을 침해하여 손해를 입힌 자는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을 진다.
따라서
① 거래 교섭 또는 거래과정에서, ②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③ 기술적 또는 영업상의 아이디어가 포함된 정보를,
④ 제공받은 자가 영업을 위하여 부정하게 사용하거나 제3자에게 제공하여 사용하게 하는 행위를 한다면,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여 타인의 영업상 이익 침해에 대한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됩니다.
다만
⑤ 해당 아이디어를 제공받은 자가 제공받을 당시 이미 그 아이디어를 알고 있었거나,
⑥ 그 아이디어가 동종 업계에 널리 알려진 아이디어라면,
부정경쟁방지법상 보호하고자 하는 아이디어에 해당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갑 회사가 주관하는 A프로젝트를 위한 입찰과정에서
을이 자신의 고유한 아이디어를 이용한 제안서를 작성해서 입찰에 참여했다고 칩시다.
을은 A프로젝트에서 뽑혀 일하고자 자신의 아이디어를 듬뿍 담은 제안서를 작성한 것인데,
이후 을에게 어떠한 참여 제안이나 금전적 보상은 없었습니다.
그런데 사업화된 A프로젝트에 을의 제안서에 포함된 고유한 아이디어가 그대로 적용되어 있었다면,
갑 회사는 부정경쟁행위를 한 것으로 볼 가능성이 있습니다.
2.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기술적 또는 영업상 아이디어 정보'란?
따라서 부정경쟁행위에 해당하려면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타인의 기술적 또는 영업상 아이디어가 포함된 정보'를 침탈하여야 할 것인데,
어떤 것이 위에 해당할까요?
이에 관하여 대법원은 아래와 같이 판시하고 있는바,
해당 아이디어 정보를 사용한 자가 해당 아이디어 정보를 제공받음으로써
그 정보의 취득이나 개발을 위하여 들였어야 할 상당한 비용, 시간, 노력을 줄일 수 있었다면
어느 정도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기술적 또는 영업상 아이디어가 포함된 정보'라고 볼 수 있을 듯합니다.
여기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기술적 또는 영업상의 아이디어가 포함된 정보’(이하 ‘아이디어 정보’라 한다)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아이디어 정보의 보유자가 그 정보의 사용을 통해 경쟁자에 대하여 경쟁상의 이익을 얻을 수 있거나 또는 그 정보의 취득이나 개발을 위해 상당한 비용이나 노력이 필요한 경우인지 등에 따라 구체적·개별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
‘거래교섭 또는 거래과정에서 제공받은 아이디어 정보를 그 제공목적에 위반하여 부정하게 사용하는 등의 행위’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거래교섭 또는 거래과정의 구체적인 내용과 성격, 아이디어 정보의 제공이 이루어진 동기와 경위, 아이디어 정보의 제공으로 달성하려는 목적, 아이디어 정보 제공에 대한 정당한 대가의 지급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그 아이디어 정보 사용 등의 행위가 아이디어 정보 제공자와의 거래교섭 또는 거래과정에서 발생한 신뢰관계 등에 위배된다고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대법원 2020. 7. 23. 선고 2020다220607 판결
3. 예외 : 이미 알고 있었거나, 널리 알려진 아이디어라면?
하지만 위 2.항에서 기재한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기술적 또는 영업상 아이디어가 포함된 정보'라 하더라도,
해당 아이디어를 제공받은 자가 제공받을 당시 이미 그 아이디어를 알고 있었거나,
그 아이디어가 동종 업계에 널리 알려진 아이디어라면,
부정경쟁방지법상 보호하고자 하는 아이디어에 해당하지 않습니다(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제차목 단서).
애초에 위 조항을 신설한 취지가,
아이디어 사용에 대한 명시적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거나 특허 등 등록에 의한 보호를 위한 구체적 요건을 구비하지 못한 경우 상당한 피해를 입더라도 이를 구제해 줄 명확한 규정이 없어,
이러한 실정을 고려하여 중소·벤처기업 및 개발자의 참신한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보호하기 위함이기에,
참신한 아이디어가 아니라면 보호대상이 아니라고 보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하급심 판례에서는 이와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판시하기도 하였는바,
원고는 다리 설계와 관련한 V형 주탑 아이디어를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기술적 아이디어'라고 주장하였으나,
기존 설치된 다리에도 위 아이디어가 적용된 다리가 많으므로
해당 아이디어는 이미 동종 업계에서 널리 알려진 아이디어라고 보아야 하고,
따라서 부정경쟁방지법상 보호하고자 하는 아이디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습니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 C은 (...) 원고에게 이 사건 설계자료를 적극적으로 요구하였고, 위 설계자료를 통해 (...) 짧은 시간 내에 검토할 수 있었으며, 그 결과 (...) 피고들이 들였어야 할 시간과 노력을 줄일 수 있었다고 보인다.
그러나 (...) 다음과 같은 사정에 의하면, 이 사건 아이디어는 부정경쟁방지법 제2조 제1호 차목에서 보호하고자 하는 '경제적 가치를 가지는 기술적 또는 영업상의 아이디어가 포함된 정보'라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
나) 2009. 7.경 완공된 강원도 영월군 영월읍 소재 동강대교, 2012. 6. 30.경 개통된 충남 연기군 소재 학나래교(금강대교), 2013. 12.경 완공된 송도4교 등은 모두 V형 주탑이 적용되었으므로, 이 사건 ① 아이디어는 이미 건설업계에서 널리 알려졌다고 볼 수 있다.
서울중앙지방법원 2021. 4. 2. 선고 2019가합565163 판결
부정경쟁방지법은 조문이 다소 복잡하여,
어떤 경우에 어떤 조문을 어떻게 적용하여야 할지 잘 판단하여야 하는 영역에 해당하는 법입니다.
현재 아이디어 도용 문제로 걱정 중이시거나
반대로 손해배상 소장을 받아 방어가 필요하신 상황이라면, 법률전문가와 상의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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