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섬돌 대표 임현진 변호사입니다.

지금은 연차가 쌓여(2013년에 변호사가 되었습니다) 그런 사건들을 많이 만나고 있지만,
처음 의뢰인들을 만나 뵈었을 때 '이론과 실제는 많이 다르구나.' 했던 것이 바로 계약서 관련이었습니다.
책 속에서는 늘 계약서가 있는 사건들만 보고 계약서를 어떻게 해석하여야 할지만 공부했는데,
실무로 나와보니 실제 현장에서는 여러 연유들로 계약서를 작성하지 못하시는 경우가 참 많더라고요.
그리고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으신 의뢰인들께서도 세금 처리를 위하여 세금계산서는 대부분 작성하시기에,
계약이 있었다는 것을 입증하기 위한 자료로 세금계산서를 함께 들고 오시곤 하였는데요.
그런데 세금계산서의 존재만으로, 상대방과 나의 계약 존재를 입증할 수 있을까요?
오늘은 이와 관련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1. 처분문서란? 보고문서란?
세금계산서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법적인 이야기를 먼저 해보겠습니다.
우리가 계약서를 작성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계약서를 작성함으로써 계약을 체결하였다라는 것, 이제 낙장불입이라는 것을 서로 명확히 하기 위함이지요.
즉 계약이라는 사법상의 행위가 계약서 작성이라는 행위 자체에 의하여 이루어집니다.
이처럼 증명하려고 하는 법률상 행위가 그 문서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을 법적으로 처분문서라 하고,
위와 같이 처분문서라고 인정되며,
서로가 작성한 것이 맞고(형식적 진정성립),
서로의 의사에 따라 작성된 것이 맞으면(실질적 진정성립),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법원에서도 그 문서에 적혀있는 그대로를 인정합니다.
각종 계약서, 행정처분서, 약정서, 차용증, 어음, 단체협약서 등을 통상 처분문서로 인정합니다.
처분문서란 그에 의하여 증명하려고 하는 법률상의 행위가 그 문서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을 의미하는 것이므로 어느 문서가 처분문서인가의 여부는 입증사항이나 취지여하에 달려있는 것이고 실제로 처분문서라고 인정되고 그것의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작성자가 거기에 기재된 법률상의 행위를 한 것이 직접 증명된다.
대법원 1988. 9. 27. 선고 87다카422(본소),423(반소) 판결
반면 작성자가 보고 듣고 느낀 것, 의견이나 감상을 기재한 문서는 법적으로 보고문서라 하고,
위 경우에는 해당 문서에 적혀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기보다
제반의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법관의 자유심증에 따라 그 가치를 결정합니다.
회의록, 의사록, 상업장부, 내용증명 등을 통상 보고문서로 인정합니다.
문서의 내용이 작성자 자신의 법률행위에 관한 것이라 할지라도 그 법률행위를 외부적 사실로서 보고, 기술하고 있거나 그에 관한 의견이나 감상을 기재하고 있는 경우에는 처분문서가 아니라 보고문서라고 할 것인 바, 위 을 제6호증의 기재내용은 원고에 의하여 과거에 체결된 매매계약의 이행여부와 그 계약이 유효하게 존속하는가 여부에 관한 원고의 기억내용 및 의견을 기재한 것일 뿐 이에 의하여 피고가 증명하고자 하는 원고의 어떤 행위가 행하여진 것이 아님이 분명하여 위 을 제6호증은 처분문서가 아니라 보고문서라 할 것
대법원 1987. 6. 23. 선고 87다카400 판결
다만 처분문서인지 보고문서인지에 대한 구별이 항상 용이한 것은 아니어서
이를 쟁점으로 하여 대법원까지 가는 사례들도 존재합니다.
일례로 원고가 A에게 돈을 빌려주면서 피고 명의로 차용증 및 각서를 받은 사안에서,
2심은 돈을 사용한 사람은 A이므로
피고는 연대보증 관계에 있다고 볼 수 있을지언정 소비대차계약 관계에 있다고 볼 수는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대여금 청구를 기각하였으나,
대법원은 실제 돈을 빌린 사람이 A라 하여도 위 차용증 및 각서는 처분문서에 해당하므로
문서에 작성된 그대로 원고와 피고 간에 소비대차계약을 체결한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한 바 있습니다.
원심이 인정한 바와 같이 실제로 돈을 쓴 사람이 소외 1이였다고 하더라도 원고가 피고에게 그 명의로 차용증을 쓰고 담보도 제공하라고 요청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갑제1호증과 갑제2호증을 써 주었다고 하면 갑제1호증과 갑제2호증에 기재되어 있는 내용대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소비대차 계약이 성립하였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그 기재가 소외 1의 차용금 채무를 연대보증하는 의미에서 쓴 것이라고 인정하는 것은 처분문서인 갑제1호증의 기재에 반하는 것으로 부당한 것이다.
대법원 1991. 10. 22. 선고 91다25468 판결
2. 그렇다면 세금계산서는?
그렇다면 세금계산서는 어떨까요?
눈치 채신 분들도 계시겠으나, 이 또한 처분문서가 아닌 보고문서로 보는 것이 법원의 입장입니다.
납세의무자로 등록된 사업자가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하는 때에 공급받는 자에게 소정의 세금계산서를 교부하도록 되어 있는 부가가치세법 제16조의 규정에 비추어 세금계산서는 일반적으로 부가가치세법에서 정한 사업자가 공급받는 자에게 재화 또는 용역을 공급한 과거의 사실을 증명하기 위하여 작성되는 보고문서에 불과하여 세금계산서에 의하여 직접 당사자 간의 현재의 법률관계의 존부 여부가 증명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어서, 이 사건 세금계산서에 의하여 원고가 주장하는 원·피고간의 현재의 법률관계의 존부가 직접 증명된 것이 아니며(...)
대법원 2001. 12. 14. 선고 2001다53714 판결
따라서 세금계산서는 국가에 세금을 내기 위해 "우리가 과거에 이런 거래를 했습니다."라고 보고하는 문서로 보고있을 뿐 처분문서로 보지 않고 있으므로,
세금계산서를 작성하였다는 사실만으로 나와 상대방 간에 계약을 체결하였다는 것은 입증되지 않습니다.
3. 계약서 없는 계약, 어떻게 입증하여야 할까?
세금계산서의 존재만으로 계약사실이 입증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하여 또 마냥 포기할 일도 아닙니다.
계약서 등 처분문서가 없는 상태에서도
세금계산서 외에 실제 계약이 체결되었음을 입증할 만한 여러 보고문서들이 더해진다면,
그리고 해당 증거들이 모두 한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면 계약사실이 간접적으로 증빙될 수 있습니다.
● 계약 관련 자료 : 거래상대방과 거래에 관한 이야기가 담긴 문자, 카카오톡, 이메일, 녹취
● 업무 수행 자료 : 업무 수행이 확인되는 사진, 영상, 회의록, 의사록, 투입 자재내역, 공정표
● 결제 관련 자료 : 세금계산서, 거래명세서
● 미수금 독촉 자료 : 미수금 확인 서류, 확약서, 지불각서
세금계산서 발행 자체만으로 계약 사실을 입증할 순 없으나,
여러 증거들이 더해진다면 생각지 못한 다른 좋은 결과를 도출할 수도 있습니다.
내가 가진 자료들이 어떤 역할을 할지,
어떤 자료들이 유의미한 의미를 가지는지,
해당 자료들을 어떻게 연결하고 무슨 주장을 하여야 하는지
혼자 고민만 마시고 법률 전문가와 상의해보시길 적극 권유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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