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섬돌 대표 임현진 변호사입니다.

배우자의 부정행위 정황을 발견했을 때,
"상대방 몰래 녹취하거나 휴대폰을 촬영해도 괜찮을까?"라는 질문을 정말 많이 받습니다.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어떤 방식으로 수집했느냐에 따라 그 증거의 증거능력 인정여부가 갈립니다.
기존에도 유사한 사례에서 대법원이 여러 차례 판단을 하기는 하였으나,
최근에 또 기존 법리를 재확인하는 취지의 판단을 하여,
오늘은 획득한 타인의 정보, 비밀 등에 대한 증거능력을 판단한 대법원 판례를 소개해 드립니다.
1. 사건의 쟁점 : 증거 1과 증거 2의 증거능력이 인정되는가
원고는 배우자 A와 상간한 피고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를 하며,
A와 피고 간의 상간행위를 입증하기 위하여 두 가지 증거를 제출하였으며 그 두 가지 증거의 증거능력이 문제 됐습니다.
① 증거 1 : A 차량에 몰래 녹음기를 설치하여 확보한 A와 피고 간 대화 녹취
② 증거 2 : A의 휴대폰 속 저장된 메시지, 사진, 영상을 원고의 폰으로 촬영한 촬영본
2. 증거 1의 증거능력에 관하여 : "나 없는 곳에서 한 대화" 녹음은 증거능력 X
차량에 녹음기를 설치하는 등 '타인 간의 대화'를 몰래 녹음하는 것은 통신비밀보호법이 엄격히 금지하고 있으며,
해당 녹음은 재판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도 없습니다.
제3조(통신 및 대화비밀의 보호) ①누구든지 이 법과 형사소송법 또는 군사법원법의 규정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우편물의 검열ㆍ전기통신의 감청 또는 통신사실확인자료의 제공을 하거나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지 못한다. 다만, 다음 각호의 경우에는 당해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한다.
제4조(불법검열에 의한 우편물의 내용과 불법감청에 의한 전기통신내용의 증거사용 금지) 제3조의 규정에 위반하여, 불법검열에 의하여 취득한 우편물이나 그 내용 및 불법감청에 의하여 지득 또는 채록된 전기통신의 내용은 재판 또는 징계절차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
14조(타인의 대화비밀 침해금지) ①누구든지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하거나 전자장치 또는 기계적 수단을 이용하여 청취할 수 없다.
②제4조 내지 제8조, 제9조제1항 전단 및 제3항, 제9조의2, 제11조제1항ㆍ제3항ㆍ제4항 및 제12조의 규정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녹음 또는 청취에 관하여 이를 적용한다.
대법원 역시 위와 같은 규정에 따라,
증거 1에 관하여는 증거능력이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피면 아래와 같습니다.
통신비밀보호법 제3조 제1항은 누구든지 형사소송법 또는 군사법원법의 규정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간의 대화를 녹음 또는 청취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제4조는 "제3조의 규정을 위반하여 불법감청에 의하여 지득 또는 채록된 전기통신의 내용은 재판 또는 징계절차에서 증거로 사용할 수 없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나아가 통신비밀보호법 제14조에서 누구든지 공개되지 아니한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제1항), "제4조의 규정은 제1항의 규정에 의한 녹음에 관하여 이를 적용한다."라고 하고 있다(제2항). 이에 따르면 제3자가 통신비밀보호법 제14조 제1항을 위반하여 공개되지 않은 타인 간의 대화를 녹음한 경우, 그 녹음한 파일이나 녹취록은 같은 법 제14조 제2항, 제4조에 의하여 증거능력이 없다.
(...)
①증거는 원고가 통신비밀보호법 제14조 제1항을 위반하여 소외인과 피고 2, 피고 1 등의 공개되지 않은 대화를 녹음한 파일 또는 녹취록으로서 같은 법 제14조 제2항, 제4조에 따라 증거능력이 부정된다.
(대법원 2026. 4. 30. 선고 2024다222212 판결)
3. 증거 2의 증거능력에 관하여 : "배우자 휴대폰 촬영본" 증거능력 O
배우자의 휴대폰을 몰래 보고 그 내용을 내 휴대폰으로 촬영한 행위는 어떨까요?
이 경우 정보통신망법이 적용됩니다.
다만 해당 법 규정에는 증거능력과 관련된 조항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제49조(비밀 등의 보호)
누구든지 정보통신망에 의하여 처리ㆍ보관 또는 전송되는 타인의 정보를 훼손하거나 타인의 비밀을 침해ㆍ도용 또는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
대법원은 정보통신망법 위반행위에 관하여는 증거능력을 부정하는 조항은 없는 점,
위법행위의 정도 및 획득하고자 하는 증거들의 긴급성/필요성과 이로 인해 침해되는 인격적 이익을 비교형량하였을 때 그 침해가 중대하지 아니한 점 등을 들어,
증거 2에 관하여는 증거능력을 인정하였습니다.
구체적으로 살피면 아래와 같습니다.
한편 민사소송법은 자유심증주의를 채택하면서(제202조), 형사소송법과 달리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의 증거능력을 배제하는 규정을 두고 있지 않으므로, 통신비밀보호법과 같이 개별 법령에 증거능력에 관한 규정이 별도로 존재하는 경우가 아닌 한, 위법하게 수집된 증거라고 하여 민사소송에서의 증거능력이 일률적으로 부정된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한 증거의 증거능력 유무는 민사소송법의 기본이념인 재판의 공정과 신의성실의 원칙을 기초로 상대방의 인격적 이익 등의 보호이익과 실체적 진실발견의 가치를 비교형량하여 개별적으로 결정하여야 한다. 법원이 그러한 비교형량을 할 때에는 사건의 내용과 성격, 문제된 위법행위의 주체 · 경위 및 방법, 피침해이익의 성질과 피해의 내용 및 정도, 위법행위에 관련된 이해당사자 사이의 관계 및 분쟁의 양상, 위법행위로 수집한 증거로 증명하고자 하는 대상의 특성, 증거확보의 필요성 내지 긴급성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
(...)
한편, 정보통신망법 제49조는 "누구든지 정보통신망에 의하여 처리 · 보관 또는 전송되는 타인의 정보를 훼손하거나 타인의 비밀을 침해 · 도용 또는 누설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②증거는 정보통신망법 제49조를 위반한 행위로 수집된 증거이지만, 정보통신망법을 포함하여 개별 법령에 위와 같은 위법행위로 수집한 증거의 증거능력에 관한 규정이 별도로 존재하지 않으므로, 이 사건에서 ②증거의 증거능력이 일률적으로 부정되는 것은 아니다.
나아가 원심판결의 이유 및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심이 이를 사실인정의 근거로 삼아 소외인과 피고들의 부정행위 사실을 인정한 것을 수긍할 수 있다.
가) (...) 위 이혼 소송이나 이 사건 소송의 성격상 그 증거는 배우자의 부정행위를 둘러싼 개인의 사생활과 관련되어 있을 수밖에 없다는 특징이 있다.
나) 원고가 소외인의 휴대전화에서 ②증거를 수집할 당시 원고와 소외인은 법률상 부부로서 동거생활을 유지하던 상태였던 것으로 보이고, ②증거를 수집하기 위한 원고의 촬영행위는 소외인과 동거 중인 주거지 내에서 이루어졌다.
다) (...) 해당 증거들의 내용, 원고와 소외인, 피고들 사이의 관계 및 그들 사이에 벌어진 분쟁의 양상에 비추어 보더라도, 그 증거 수집 및 조사로 인해 소외인과 피고들의 사생활 내지 인격적 이익이 중대하게 침해되었다고 보기도 어렵다.
라) ②증거는 소외인과 피고들의 부정행위 사실에 대한 증거로서 필요성이 크다고 볼 수 있고, 당시 이혼 소송이 진행 중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증거확보의 긴급성 역시 인정된다. 달리 원고가 적법하게 수집한 다른 증거를 통해 이를 증명할 것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이번 대법원 판결은
민사소송에서 증거능력 인정에 관한 법리를 재차 확인하는 취지의 판결이라 할 것입니다.
이로써 획득 과정에서 다소 위법의 소지가 있는 증거 또한 증거로 쓰일 수 있는 가능성을 재확인하였다 할 것인데요.
다만
① 민사의 증거능력과 형사의 처벌은 별개여서, 형사상 처벌은 감수해야 할 수 있다는 점,
② 수집과정이 비난받을 정도이거나, 침해되는 이익이 상당하다면 역시나 증거능력이 부정될 가능성도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은 알아두셔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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