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법률사무소 섬돌 대표 임현진 변호사입니다.

건설 현장에서 공사대금 회수의 안전장치로 활용되는 하도급대금 직접지급 합의(직불합의).
그 법적 효력과 소송에서의 쟁점은 매우 복잡합니다.
특히 최근 대법원에서 하도급법과 건설산업기본법의 해석 차이를 정리한 중요한 판결도 선고되었습니다.
오늘은 직불합의의 기본 개념부터, 자주 쟁점이 되는 사안들, 위 대법원 판례까지 정리해보고자 합니다.
그전에, 2026년 선고된 직불합의와 관련된 최신 판례를 아래 링크 글에 정리한 적이 있사오니,
필요하신 경우 읽어보셔도 좋겠습니다.
[건설 최신판례] 건설산업기본법상 하도급대금 직접지급의무의 범위(대법원 2025다220034)
1. 직불합의의 기본 구조와 당사자 용어
먼저 법률상 용어를 명확히 정리할 필요가 있습니다.
● 발주자(건축주) : 건설공사를 도급 주는 주체
● 수급인(원사업자/시공사) : 발주자로부터 공사를 도급받은 자
● 하수급인(수급사업자/하청업체) : 수급인으로부터 다시 하도급받은 자
건설공사에 있어 계약은
발주자-수급인 간, 수급인-하수급인 간 따로 체결되므로,
원칙적으로 하수급인은 계약 상대방인 수급인에게만 대금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직불합의가 성립하면 예외적으로 발주자에게 직접 대금을 청구할 권리가 생깁니다.
2. 직불합의 관련 법률의 정함
직불합의와 관련하여서는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하도급법')과 건설산업기본법(이하 '건산법')에서 각 정하고 있습니다.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 ( 약칭: 하도급법 )
제14조(하도급대금의 직접 지급)
① 발주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한 때에는 수급사업자가 제조ㆍ수리ㆍ시공 또는 용역수행을 한 부분에 상당하는 하도급대금을 그 수급사업자에게 직접 지급하여야 한다.
1. 원사업자의 지급정지ㆍ파산, 그 밖에 이와 유사한 사유가 있거나 사업에 관한 허가ㆍ인가ㆍ면허ㆍ등록 등이 취소되어 원사업자가 하도급대금을 지급할 수 없게 된 경우로서 수급사업자가 하도급대금의 직접 지급을 요청한 때
2. 발주자가 하도급대금을 직접 수급사업자에게 지급하기로 발주자ㆍ원사업자 및 수급사업자 간에 합의한 때
3. 원사업자가 제13조제1항 또는 제3항에 따라 지급하여야 하는 하도급대금의 2회분 이상을 해당 수급사업자에게 지급하지 아니한 경우로서 수급사업자가 하도급대금의 직접 지급을 요청한 때
4. 원사업자가 제13조의2제1항 또는 제2항에 따른 하도급대금 지급보증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경우로서 수급사업자가 하도급대금의 직접 지급을 요청한 때
② 제1항에 따른 사유가 발생한 경우 원사업자에 대한 발주자의 대금지급채무와 수급사업자에 대한 원사업자의 하도급대금 지급채무는 그 범위에서 소멸한 것으로 본다.
건설산업기본법
제35조(하도급대금의 직접 지급)
② 발주자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하수급인이 시공한 부분에 해당하는 하도급대금을 하수급인에게 직접 지급하여야 한다.
1. 발주자가 하도급대금을 직접 하수급인에게 지급하기로 발주자와 수급인 간 또는 발주자ㆍ수급인 및 하수급인이 그 뜻과 지급의 방법ㆍ절차를 명백하게 하여 합의한 경우
2. 하수급인이 시공한 부분에 대한 하도급 대금지급을 명하는 확정판결을 받은 경우
3. 수급인이 제34조제1항에 따른 하도급대금 지급을 2회 이상 지체한 경우로서 하수급인이 발주자에게 하도급대금의 직접 지급을 요청한 경우
4. 수급인의 지급정지, 파산, 그 밖에 이와 유사한 사유가 있거나 건설업 등록 등이 취소되어 수급인이 하도급대금을 지급할 수 없게 된 경우로서 하수급인이 발주자에게 하도급대금의 직접 지급을 요청한 경우
5. 수급인이 하수급인에게 정당한 사유 없이 제34조제2항에 따른 하도급대금 지급보증서를 주지 아니한 경우로서 발주자가 그 사실을 확인하거나 하수급인이 발주자에게 하도급대금의 직접 지급을 요청한 경우
6. 국가, 지방자치단체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공공기관이 발주한 건설공사에 대하여 공사 예정가격에 대비하여 국토교통부령으로 정하는 비율에 미달하는 금액으로 도급계약을 체결한 경우로서 하수급인이 발주자에게 하도급대금의 직접 지급을 요청한 경우
③ 제2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하여 발주자가 하수급인에게 하도급대금을 직접 지급한 경우에는 발주자의 수급인에 대한 대금 지급채무와 수급인의 하수급인에 대한 하도급대금 지급채무는 그 범위에서 소멸한 것으로 본다.
3. 직불합의의 성립 요건 : 반드시 3자 대면이 필요할까?
앞선 하도급법, 건산법에서
직불합의는 발주자, 원사업자(수급인), 수급사업자(하수급인) 간에 체결되어야 하는 것으로 정하고 있어,
많은 분들은 한 합의서에 위 세 당사자의 날인이 되어야 한다고 오해하시기도 합니다.
하지만 법원은 직불합의의 형식에 대해 매우 유연한 태도를 보입니다.
즉 묵시적, 순차적 합의로도 충분히 성립할 수 있습니다.
발주자-수급인간, 수급인-하수급인간, 발주자-하수급인 간 체결된 경우도 가능하다는 것인데요.
다만 직불합의는 하수급인이 수급인에게 갖는 원래의 채권을 소멸시키는 강력한 효과가 있으므로,
묵시적, 순차적 합의라고 볼 것인지에 관하여는 다소 엄격하게 판단하고 있습니다.
하도급법 제14조 제1항 제2호는 '하도급대금을 직접 수급사업자에게 지급하기로 발주자·원사업자 및 수급사업자 간에 합의한 때'를 발주자가 하도급대금을 수급사업자에게 직접 지급하여야 하는 사유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위 하도급법 규정의 합의는 묵시적, 순차적으로 이루어져도 무방하지만, 일단 합의가 성립한 경우에는 수급사업자가 제조·수리·시공 또는 용역수행한 분에 상당하는 하도급대금을 해당 수급사업자에게 직접 지급할 의무가 발생하고 그 범위 내에서 발주자의 원사업자에 대한 대금지급채무와 원사업자의 수급사업자에 대한 하도급대금 지급채무가 소멸하므로(하도급법제14조 제1, 2항 참조), 위 합의는 발주자가 수급사업자에게 '직접 지급할 수 있다.'라는 취지의 약정만으로는 부족하고, 위와 같은 하도급법상 직접 지급 합의에 따른 법률 효과에 부합하도록 발주자가 수급사업자에게 '직접 지급하여야 한다.'라는 취지에 관하여 3자 간에 명확한 의사의 합치가 있어야 한다.
(서울고등법원 2015. 10. 16. 선고 2015나2258 판결 등)
4. 하도급법 vs 건설산업기본법의 해석 충돌
앞서 기재한 하도급법, 건산법에서 직불합의를 정하고 있는 건 동일하나,
해당 법들의 정함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
하도급법 제14조
② 제1항에 따른 사유가 발생한 경우 원사업자에 대한 발주자의 대금지급채무와 수급사업자에 대한 원사업자의 하도급대금 지급채무는 그 범위에서 소멸한 것으로 본다.
건설산업기본법 제35조
③ 제2항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유가 발생하여 발주자가 하수급인에게 하도급대금을 직접 지급한 경우에는 발주자의 수급인에 대한 대금 지급채무와 수급인의 하수급인에 대한 하도급대금 지급채무는 그 범위에서 소멸한 것으로 본다.
즉, 원사업자(수급인)의 수급사업자(하수급인)에 대한 채무가 소멸하게 되는 조건을 다소 다르게 정하고 있습니다.
● 하도급법에 따르면, 3자 간 합의하면 ≫ 수급인 채무 소멸
● 건산법에 따르면, 3자 간 합의 + 발주자가 하수급인에 대금 직접 지급하면 ≫ 수급인 채무 소멸
하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이 때문에 그동안 실무에서는 혼란이 많았고,
직불합의서에 직불합의의 근거로 건산법만 기재하고 있는 경우,
발주자로부터 대금을 지급받지 않은 상황이라면 수급인에게 여전히 대금 지급 청구를 할 수 있다는 하급심 판례들이 나오곤 했습니다.
5. 2025년 대법원 판결 : 혼란의 종결 (2021다273592)
2025. 4. 3. 대법원은 해묵은 논란에 마침표를 찍었습니다.
대법원은 건산법을 적용하더라도,
하도급법과 동일하게 <직접지급 합의 시점>에 수급인의 대금지급채무는 소멸한다라고 판시하며,
그 근거로 아래와 같은 사유를 들었습니다.
① 하도급법은 건산법의 특별법적 성격을 지닌다.
② 법 체계상 두 법의 해석을 달리하여 혼란을 초래할 이유가 없다.
구체적으로 살피면 아래와 같습니다.
건설산업기본법은 건설공사의 적정한 시공과 건설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함을 목적으로 하고, 하도급법은 건설산업 중에서도 특히 공정한 하도급거래질서를 확립하여 원사업자와 수급사업자가 대등한 지위에서 상호보완하며 균형 있게 발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일종의 특별법에 해당하며, 두 법 모두 하수급인의 안정적인 하도급대금 지급청구권 확보를 위해 하수급인의 직접지급청구권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다. 이러한 양 법률의 목적과 직접지급청구권의 기능 등을 비롯하여, 하도급법 제34조에서 ‘건설산업기본법이 이 법에 어긋나는 경우에는 이 법을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고, 직접지급청구권에 관한 규정은 발주자에게 새로운 부담을 지우지 않는 범위에서 하수급업자의 요청에 따라 그가 시공한 부분에 상당한 하도급대금채무에 대한 직접지급의무를 부담하게 함으로써 하수급업자를 수급인 및 그 일반채권자에 우선하여 보호하고자 함에 그 취지가 있는 점 등을 아울러 고려하면, 건설산업기본법에서 정하는 발주자의 수급인에 대한 대금지급채무의 소멸시기 등도 특별법인 하도급법의 목적과 취지를 존중하여 그것에 어긋나지 않도록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따라서 건설산업기본법 제35조 제2항 제1호, 제3항을 적용하는 경우 위 제1호에 따른 합의를 하였다면 발주자에게 하수급인이 시공한 부분에 해당하는 하도급대금을 해당 하수급인에게 직접 지급할 의무가 발생하고, 그 범위에서 발주자의 수급인에 대한 대금지급채무가 소멸하며, 발주자가 직접지급의무를 부담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수급인의 발주자에 대한 공사대금채권은 동일성을 유지한 채 하수급인에게 이전된다고 보아야 한다.
(대법원 2025. 4. 3. 선고 2021다273592 판결)
그동안 건산법의 규정 및 하급심 판례들은
하수급인에게는 다소 유리한, 수급인에게는 다소 불리한 측면이 있었는데요.
대법원 판결로 인하여 정리가 된 이상 하수급인은 직불합의에 더욱 신중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 할 것입니다.
직불합의서에 서명하는 순간,
자력이 튼튼한 수급인에 대한 채권이 즉시 소멸하고, 자력이 불분명한 발주자만 바라봐야 하는 상황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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